리들리-토머스, 무죄 여론몰이…흑인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
부패와 뇌물 혐의로 연방 대배심 재판을 앞둔 마크 리들리-토머스(이하 MRT)가 본격적인 ‘무죄’ 여론몰이에 나섰다. MRT는 지난 5일 오후 사우스LA의 한 교회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대중 집회를 열고 이번 혐의를 ‘흑인 사회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한 데 이어 자신의 변론 비용을 지원한 인사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MRT는 2020년 시의원에 당선되기 전 LA카운티 수퍼바이저로 일하면서 사립학교인 USC 학장에게 카운티 자금 900만 달러를 용역비로 제공하는 대가로 자신의 아들에게 장학금과 교수직 등 여러 특혜를 제공하게 한 혐의를 받고 2021년 10월 기소됐다. 기소 직후 LA시의회는 그의 의원 자격을 정지했고 현재 10지구에는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범 혐의를 받는 해당 USC 학장은 이미 유죄를 인정했으며 오는 6월 선고를 앞두고 있다. MRT 측은 최근 포털 구글,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의료 업체 카이저 퍼머낸테 등을 변호해온 변론팀을 투입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로펌 ‘듀리 탠그리’ 소속 변호사들이 팀을 꾸려 대응 중이다. 최근 탠그리는 국내 탑 로펌 중 하나인 모리슨 포스터와 합병했다. 지지자들이 보내준 비용은 약 150만 달러로 알려졌으며 MRT 측은 기부금 중 76만5000달러를 이미 변론 비용으로 지불한 상태다. 기부자 리스트에는 프랭크 맥코트 전 LA다저스 소유주(2만5000달러), 커렌 프라이스 시의원(1000달러), 찰스 블레이크 처치오브갓인크라이스트 주임 신부(1만 달러), 부르스 카라츠 전 KB홈 사장(1만 달러) 등이 포함됐으며 그 외에도 개발업자, 목사, 정치인, 로비스트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프랭크 비온디 전 바이콤 유니버설 스튜디오 대표는 3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15년 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그를 믿어왔다. 그가 무죄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5일 집회에서 케네스 웰든 목사는 “다른 정치인들은 더 많이 나쁜 짓을 했다. 우리는 MRT 재판에서 공정함을 바라는 것이지 특별한 처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표현은 정확히 흑인사회가 MRT 재판에서 바라는 바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또한 지난해 시의원 녹취에서 드러났듯이 라틴계 정치인들이 흑인사회를 멸시하고 있다는 불만도 집회를 통해 토해냈다. 한인사회의 반응은 ‘공정한 재판 진행’과 부패 정치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다. 지난 선거에서 10지구에 출마한 바 있는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MRT 변호팀은 분명히 대배심 결정 무산을 의미하는 헝저리(hung jury)를 염두에 두고 무죄 가능성을 보는 것 같다”며 “오랜 정치인이라 돕는 친구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카운티 혈세를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동원하는 것은 분명히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6지구 선거 운동 중인 아이작 김 후보도 “결국 투명하지 못한 카운티와 시정부 리더십이 빚어낸 문제가 아니겠냐”고 지적하고 “이런 문제를 일소할 시의회의 새로운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티브 강 한인민주당협회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니 유무죄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모두가 바라듯이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가 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MRT의 배심원 평결은 4~5월쯤에 나올 전망이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카운티 수퍼바이저 대배심 재판 소속 변호사들